덕혜옹주의 꽃미남 조카 이우 황손

덕혜옹주 영화에는 당시 뭇 여인들의 가슴을 졸이고 애태우게 할 만큼 아주 준수하게 잘 생긴, 덕혜옹주의 꽃미남 조카 이우 황손이 등장한다. 더구나 듬직하게 빛나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항일전쟁의 구심점 애국지사의 모습으로 나온다.

하지만 전혀 창작된 허구가 아니다. 실존 인물이며, 위대한 황족이었다. 이우 황손은 당시 대한황실의 희망이요 태양과 같은 핵심 인물이었다. 다만 너무나 크고 뛰어난 인물이었던 만큼 가장 가혹하게 왜적들의 감시와 탄압을 받았으며, 워낙 정치적 견제를 받아 역사 속에서 가려져 있었을 뿐이다.

그는 강제 인질이 되어 끌려가 일본 황족교육을 받았으며, 인생의 대부분을 덕혜옹주 이상가게 타의로 울분 속에 산 인물이다. 그는 광무(고종)황제가 태어난 운현궁의 대통을 잇는 최고위 황통 신분이었다. 일본으로서도 최상위 공작 신분으로 모신 분이었으며, 영친왕에 맞먹을 만큼의 정치적 비중이 있었다.

일본 육사를 나온 육군 대좌로 북중국 태원 주둔군에서 근무하였다. 하지만 불운하게도 학병들과 함께 탈출하려던 독립운동 계획이 발각되며 히로시마로 강제 전출이 되었다. 더구나 전출된 첫 출근일인 1945년 8월 6일에 불운하게도 히로시마 원자탄에 희생되고 나서 잊히어졌을 뿐이다.

그가 생존해 있었다면 현대 한국사는 전혀 다른 길을 갔을 수 있으며, 임금님으로 모신다면 서열 1,2위가 될 정도의 드높은 위상을 갖고 있었다.

대한황실은 일제침략기와 이승만 시대에 극도로 탄압을 받았다. 그래서 그 악선전에 감염 당한 한심한 사람들이 많았다. 아니 광복 직전에는 거의 다 일본인 같이 살았고, 오히려 천황을 칭송하고 대한황실을 왜놈들 같이 비방했었다. 그 여파로 부지불식간에 의식구조나 행동이 거의 친일파 같이 된 사람들이 현대시대에도 적지 않았다.

요즘도 대한황족을 비방하는 사람은 많아도, 거꾸로 천황은 성역으로 아는 몰지각한 흐름이 적지 않다. 이우 황손은 그런 질곡 속에서 참담하게 망각되어진 최고위 애국지사였다. 더구나 히로시마에서 희생된 뒤에, 동경땅 야스쿠니 신사에 아직도 모셔져 있으니 죽어서도 강제인질 상태에 있다.

이우 황손은 덕혜옹주만큼 영화나 드라마의 빛나는 주인공이 될 멋진 분이지만, 그간 철저히 망각 상태에 있었고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덕혜옹주 영화에서 강렬한 인상을 갖고 관람객의 가슴에 다가온다.

영화감독은 대한황실이 치열한 항일 독립전쟁을 펼쳤음을, 꽃미남 이우 황손을 등장시킴으로서 역설적으로 부각시키는 정면 승부를 택한 것이다. 기존의 역사인식에 대해 정면 도전을 한, 신선한 항일 독립전쟁 영화가 탄생된 것이다.

그런데 소설책이나 동화책에라도 나올 듯 그림같이 멋있는 그 꽃미남 조카의 비석이, 근현대사의 격랑 속에 서울 시내 중심부에 덧없이 옮겨져 있다. 왜? 도대체 왜 그토록 멋진 황손의 비석이 서울 시내 중심부에 옮겨져 있는가?

덕혜옹주 영화를 감동 깊게 본 뜨거움을 갖고서, 경희궁 터에 세워진 서울역사 박물관을 찾아 결코 있을 수 없는 역사참극을 확인하자! 기존의 일제강점기 역사에 아직까지도 짓눌려 신음하는, 잔혹한 근현대사 현장을 목도할 것이다.

아직도 야스쿠니에 억류된 최고 애국자의 상징 황족이, 국내에서도 이런 참담한 처지인 것이다. 궁궐터를 점령군 같이 강점한 박물관에다, 설상가상으로 이우 황손 신도비까지도 일제강점기 보다 더 잔혹하게 내몰고 있다. 평생을 정신병동에서 보낸 덕혜옹주나, 이우 황손의 신세나 오십보백보라 하겠다.

그 신도비는 기이하게도 글자가 하나도 없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인데, 아마도 이런 사례는 다시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우 황손은 그만큼 크고 큰 엄청난 인물이다. 비석 하나에 채울 수가 없을 정도로 거인이요, 비석 하나로는 도저히 표현할 길이 없는 당당하고 신비스러운 미남 애국지사였다.

하지만 결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어처구니없고 당혹스러운 일이 확실하다. 그 비석을 찾아 갈 때마다, 거의 매번 담배 피우는 연기가 자옥하고 담배꽁초가 널려 있다. 경희궁을 모독하고 짓누르는 창고 건물 같이 잘못된, 그 박물관 건물에서도 외지고 후미진 뒤 구석 현장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자! (상세한 사항은 다음 자료를 참조)

<참고자료>

황실문화재단 안천칼럼 46 (이우황손 ‘묵언공백 신도비’ 침묵선언문)

황실문화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