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8일은 개국(開國) 504년(1895년) 일제(日帝)가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워 군인과 낭인들을 동원하여 일국의 국모(國母)인 명성태황후 폐하를 살해한 을미사변이 일어난 지 120주년 되는 날이다. 예년과 같이 이 날도 서울시 중구청에서는 지난 1988년부터 이어온 장충단제를 모셨고 시민단체인 ‘애국국민운동대연합 대표 오천도’ ‘활빈단 대표 홍정식’ ‘태극의열단 대표 오성탁’씨 등이 건청궁 또는 일본 대사관 앞에서 그날의 일제 만행을 성토를 하고 사죄를 요구하였다. 또 하루 전에는 국회 새누리당 여성의원 모임인 ‘새누리20’과 한국학중앙연구원 공동으로 <명성황후 시해 120주년 추모 학술세미나>를 열었다.

  지난날의 잘못을 사과도 반성도 하지 않는 일본을 향하여 때가 돌아올 때마다 성토와 집회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모르는 가운데 지금까지 남아있는 일제의 잔재를 지우고 원형을 되찾는 것도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동학농민운동에서 전사한 장졸과 명성태황후 폐하를 살해하려고 경복궁을 난입하던 일본군을 저지하다 살해된 훈련대 연대장 부령(副領 중령) 홍계훈 등의 충혼을 기리기 위하여 모신 단사(壇祠)인 장충단(奬忠壇)을 일제가 1919년 3.1운동 직후 우리민족의 독립의식과 충군애국(忠君愛國)정신을 말살하기 위하여 훈련원과 장충단을 운동장과 공원으로 만들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6월 1일부터 장충단의 울창한 소나무를 베어버리고 일제를 상징하는 벚나무와 허접한 개나리 등을 심어 공원으로 만들고 고종태황제 폐하께서 사액(賜額)한 사당인 장충포렬(獎忠褒烈) 좌측에 있던 부속건물인 양위헌(揚威軒)은 공원휴식소로 장무당(壯武堂)은 공원사무소 및 경관출장소로 사용하고 1937년 5월 22일에는 소위 그들이 말하는 상해사변 결사대로 죽었다는 육탄3용사동상을 세우고 장충포렬 마저 그 사당인 의배당(義拜堂)으로 사용한다.

  이렇듯 독립의식과 충군애국(忠君愛國)정신을 말살하기 위하여 대한제국의 현충원격인 장충단을 공원으로 전락시킨 일제의 의도를 모르고 우리는 아직까지 장충단공원이라고 흰 글자간판을 세워놓고 있다. 이는 장충단을 흔적도 없이 훼손시킨 것보다 더 무서운 것으로 이처럼 한번 씌운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그들의 의도대로 끝없이 망각하게 하는 것이다. 영국의 속담에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Out of sight, out of Mind.)”고 했다. 이제 장충단을 복원해야 한다. 그곳은 우리 할아버지 시대 대한제국의 현충원이기 때문이다.

   ※ 참고로 고종태황제 폐하께서 사액(賜額)한 장충포렬은 15칸에 규모가 가로 17.71M × 세로 5.60M로 면적이 30평(99.17M2)으로서 기둥 배열이 전퇴형(前退形)으로 앞에 공간이 있고 3개의 아치형 출입구로 외벽은 벽돌이며 지붕은 목조 왕대공 트러스(Truss)로 팔작지붕 처마에 양철빗물받이를 달았고 추녀선이 수평으로 기와지붕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4척(1.21M)의 도리홍사(桃李紅紗)로 가렸던 현판, 축단 우측에 종을 매단 종실(鍾室), 2층 축단 좌우에 세웠던 장명등(長明燈), 판각(板刻)으로 찍어 교차 계양을 위한 태극기 한 쌍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