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실문화재단
 
제목  안천칼럼 42 " 경희궁 파괴와 일제 지하체신부 방공호 "
작성자   관리자 첨부파일  
작성일  2015-05-24 11:49:41 조회수  1499

 

경희궁 파괴와 일제 지하체신부 방공호

 

서울의 경희궁은 매우 참혹한 일제 피해의 현장이다. 오늘날 그 후유증으로 궁궐터는 엄청나게 잠식을 당했고, 거금을 쏟아 부어 복원한 모습도 어색하고 초라하기 짝이 없다.

경희궁은 일제강점기에 폐궁으로 전락하며 일본인 경성고등보통학교가 된다. 일본인 학생들의 정예 친일 고등학교를 짓기 위해, 완전히 해체되고 파괴당해 처참한 궁궐이 되었던 것이다. 당시 서울에 와 있던 일본인들은 대다수가 최악의 침략자들이었으니, 그들의 자손인 최악의 침략 후계자들을 길러내던 최악의 학교를 경희궁에다 세운 것이다.

그리하여 오늘날 경희궁에는 약간의 석조물 정도나 옛 모습이 남았을까, 사실상 옛 모습은 99%도 넘게 사라졌다. 현재 동국대학교에 옮겨진 숭정전이나, 예전 이등박문의 사당이었던 박문사의 정문이 되었던 경희궁 정문 흥화문이 남아있을 정도이다.

현재 신라호텔이 된 박문사 옛 터에는, 그래서 호화찬란한 단청이 칠해진 건물들이 있는 것이다. 오늘날 그 화려한 색깔은 역사를 알고 나서 보면 오히려 분노감 까지 느껴진다. 경희궁 궁궐들은 이렇게 최악의 침략자나 매국노에게 농락을 당하며 팔려 나가고 기증되고 파괴되었다.

경희궁의 경역은 일제강점기에 여러 주변부 땅이 이웃주민들에게 불하, 기증, 잠식되며 너무나 좁아졌다. 더구나 현대시대에 들어서는 기상청 및 서울교육청에 주변 토지를 내주어, 궁궐의 옛 경역은 원래의 모습을 도무지 헤아릴 길조차 없게 되었다. 서울의 교육을 맡은 교육청까지도 궁궐파괴 현장을 답습 강점하고 있으니 서울교육이 정상적일 수 있을까 우려될 정도이다.

그런데 경희궁에는 아주 희한한 방공호가 만들어져 있어 놀라움을 주고 있다. 이 방공호는 경희궁이 파괴된 지경이 얼마나 최악의 단계에까지 이르렀었나를 보여주는 전형적 증거물이다. 서울시내의 가장 중심부에 있으며, 특히 경희궁 터에 있어 충격적인 방공호이기도 하다. 왜 이런 충격적인 방공호가 궁궐터에 만들어졌는가?

경희궁 방공호는 일제강점기의 궁궐 파괴 상처가 남은 가장 심각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흉물 덩어리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 존재를 역사적 의미로 다시 치환시켜서 해석하면, 너무나 의미 있는 역설적 유적이기도 하다.

그 방공호는 일제강점기가 끝나는 1944년 무렵에 미국 공군의 공습이 치열하니까, 그 공습에 대응하는 시설로 만들었다가 사용도 못하고 일본이 패망한 유적이다. 그것은 당시에 워낙 공습이 계속되니까 통신 시설의 중요성을 생각하여, 일제 지하 체신부를 만들었다가 건물만 짓고 중단된 것이다. 당시 그 방공호는 가까이 총독부 청사와 비밀 통로로 연결 되어 있다고도 알려졌는데 현재 검증은 어렵다.

그것은 당시 체신부 직원들 모두와 경성고보 학생들을 총동원하여 지은 것이다. 패전 무렵의 일제는 여성들을 정신대로 끌고 가 강제로 성노예도 만들고 중노동도 시켰는데, 남자들은 이렇게 강제 노동에 동원된 것이다. 당시에 젊은 남자들은 일본군에 강제로 끌려가거나 비행장 활주로 공사나 도로 공사, 전쟁시설물 공사에 총동원되었다.

경희궁 방공호가 만들어질 무렵은 일제의 패망이 눈앞에 닥친 때로서, 최후의 발악을 하려고 서울 중심부 궁궐에 이런 경악할 시설물을 만든 것이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시설물이 전국적으로 꽤 많이 있었으나 오늘날에는 그것을 없애고 현대 건물이나 시설을 지었기에 그 참담한 흉물들은 거의 남지 않았다.

그렇기에 역설적으로 생각하면 경희궁 방공호는 아주 중요한 역사유적이 될 수 있다. 서울 중심부에 남아 있는 침략 잔재물로서의 희소성도 매우 크고, 역사를 거꾸로 되돌리려는 일본의 악마 근성이 되살아나는 때이기에 더욱 그렇다.

그런데 현재 경희궁 운동장에는 느닷없이 서울역사박물관이 지어져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엄밀히 말하면 부끄러운 추친일 건물이다. 일본이 망쳐놓은 궁궐터에다 현대시대에 들어서 꼴사납게 박물관을 지었으니, 일본이 궁궐을 망친 만행이 오히려 정당했다고 인정하려는 뜻인가?

서울역사박물관 건립은 애초부터 생각이 짧게 결정된 것이다. 당시에도 훗날 이전될 것을 고려하여 현재의 모습이 만들어진 것인데, 흡사 임시 가설물 같이 지어진 기괴한 모습의 흉물 박물관이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이제라도 가장 적절하고 좋은 곳에다 즉시 옮겨서 멋지게 다시 지어야한다. 서울에는 요즘 폐교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좋은 위치의 탁월한 땅도 많은데 어쩌자고 왜적들의 궁궐 파괴에 장단 맞춘 한심한 건물을 지을 수 있는가?

그런데 더욱 놀라운 바는 이렇게 잘못 지어진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그 뒷마당에 있는 지하 방공호를 유물수장고(창고)로 쓰겠다고 한다. 생각하면 잘못된 생각의 확대된 오판이라고 하겠다. 도대체 끊임없이 일제의 궁궐 파괴에 세뇌 당한 추친일 결정이 이어지니 할 말이 없다. 서울역사박물관 자체가 너무도 잘못 지어졌는데, 그 잘못을 더욱 더 강조하겠다는 오도된 결정이 안쓰럽다.

경희궁은 가급적 원래의 모습대로 다시 복원되어야 한다. 그러나 지하 체신부 방공호는 그대로 두고 일제 침략 박물관으로 꼭 활용되어야 하겠다. 그러니까 서울시는 서울역사박물관을 서울시의 자랑거리답게 제대로 된 박물관으로 다시 짓고, 침략박물관을 지하 방공호에 설치하면 된다.

5대 궁궐이 처참한 피해를 입었는데, 그 상처를 무작정 없애며 궁궐 재건을 하는 것은 역사 인멸과도 같다. 그렇기에 어딘가 에다 5대 궁궐 및 황실문화재가 농락당했던 궁궐수난 역사박물관이 필수적으로 만들어져야 하겠다. 그 장소로는 일제침략의 처참함도 생생히 보여주는 경희궁 지하 방공호가 적격이라고 하겠다.

경희궁 방공호는 궁궐터에 존재하고 있고, 길이가 100 미터에 폭은 7미터로서 지하에다 지은 특수 건조물이다. 더욱이 높이가 5미터나 되는 큰 규모에 2층짜리 터널식 건물로 번듯하게 잘 지어져 있다. 내부에는 10여개나 되는 방이 있고 폭격에도 견딜 수 있도록 외벽을 3미터 두께로 쌓은 견고한 건조물이다.

경희궁 방공호는 그 건물 자체가 특급 일제침략 유물이요, 좋은 구경거리이고, 최고의 항일 유적지이다. 일제침략에 의한 대한황실 궁궐 파괴는 광무황제, 명성황후의 비참한 최후에 맞먹을 정도로 극악한 침략이다. 그럼에도 그것은 계속 인멸되어 나가며 일제의 만행을 잊게 만들고 있다. 궁궐파괴 박물관은 그래서 더욱 시급하고 절실하다.

예전에 정신대 만행이 그토록 극심했는데도 우리가 그 증거 보전을 제대로 해놓지 않은 탓에, 정신대는 거짓말이라고 오늘날 아베가 생거짓말을 하고 있다.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무작정 궁궐을 다시 복원만 해 놓으면, 훗날 일본은 궁궐파괴도 거짓말이라고 뻔뻔하게 강변할 것이다.

오늘날 경희궁의 옛터를 들어가 보면 그 무엇을 볼 것이 있는가? 나름대로 복원은 했으나, 억지로 한풀이하듯 의미를 찾는 것이기도 하다. 더구나 볼썽사납게 창고 비슷한 서울역사박물관 건물이 차지하고 있으니 그것은 오히려 경희궁을 모독하는 것이다.

하지만 소름이 오싹하게 전율할 방공호 유적이 역설적으로 경희궁 궁궐의 중요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그것은 이 시대를 사는 후손들이 겪는 역설적인 역사의 모순이 아니겠는가?

<왜적들은 패망하고 쫓겨 가면서 이토록 중요한 궁궐 파괴 증거물을 남겨 놓고 줄행랑을 친 것이다.>

 

 

 

 

안천(서울교육대학교 한국학교육연구원장)

 

 


* 원문출처 : /king/default/bbs/view.php?&bbs_id=board30&doc_num=52



1/3, 총 게시물 : 50
번호 제 목 작성자 올린날짜 다운 조회수
50 고려인 ‘임종구 애국자’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관리자 2015-12-03 0 1984
49 안천칼럼44 " 일월오악도의 현대적 승화 " 관리자 2015-10-16 0 1047
48 안천칼럼43 "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과 이석 황손 " -광복절 70주년 특별칼럼- 관리자 2015-07-01 0 1646
안천칼럼 42 " 경희궁 파괴와 일제 지하체신부 방공호 " 관리자 2015-05-24 0 1500
46 이우 황손 ‘묵언공백 신도비’ 침묵선언문 관리자 2015-05-06 0 2693
45 안천칼럼41 " 서울대학교 초대총장 최규동과 정당한 사료검증 " 관리자 2015-04-02 0 1512
44 의왕 전하의 경악할 죽음과 북촌 관광지 관리자 2015-03-27 0 1220
43 [안천의 역사 돋보기] 명성황후 암살 전모 '최초 공개' 관리자 2014-05-28 0 2579
42 안천칼럼을 40회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관리자 2013-04-08 0 616
41 안천칼럼40 " 국제연합(UN) 본부는 DMZ가 최적장소이다." 관리자 2013-04-08 0 1604
40 안천칼럼39 "세계 제1공용어-영어가 아닌 한국어가 맞다." 관리자 2013-04-08 0 2278
39 안천칼럼38 "하늘이 내려주신 국방부장관, 김관진" 관리자 2013-04-08 0 1239
38 안천칼럼37 "최고의 제2인자, 김황식 국무총리" 관리자 2013-04-06 0 1142
37 안천칼럼36 "성균관대학교의 빛나는 대약진" 관리자 2013-03-23 0 1181
36 안천칼럼35 "진정한 보수주의자는 박정희뿐이다." 관리자 2013-03-18 0 1646
35 안천칼럼34 "5.16은 혁명이다." 관리자 2013-03-18 0 775
34 안천칼럼33 「김종훈」을 다시 불러야 한다. 관리자 2013-03-15 0 1318
33 안천칼럼32 "한국 제1호 목사 ‘서경조’ " 관리자 2013-03-12 0 2117
32 안천칼럼31 "한국 제1호 교회 ‘새문안교회" 관리자 2013-03-12 0 1217
31 안천칼럼30 "박준영 대망론과 상쾌한 안철수 돌풍" -국민 대통합의 열쇠고리, 임금님- 관리자 2013-02-28 0 2088
1 | 2 | 3 | [다음] [마지막]
이름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