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표준시 변경 유감

남북한은 똑같이 광복 70주년을 맞고 있다. 광복 이전까지는 남북이 언제나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는 한 덩이의 같은 나라 공동체였다. 그리고 공동 생활문화를 가진 하나의 나라였다.

그런데 일제침략 암흑기의 후유증으로, 남북분단이 된지 70년을 맞고 있다. 그리고는 남북이 똑같이 통일된 하나의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표만 내세우고 있다. 그러면서 계속 분단이 고착화되었고 이질화도 심화되어 나갔다.

남북의 정부당국은 통일을 정략적 선전 수단으로만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각각 분단된 권력의 향유에만 골몰하며 70년을 허비했다고 생각된다. 진심된 통일의지가 얼마나 있었는지 깊은 성찰이 요망된다.

하물며 6.25 동족상잔 전쟁까지 벌이며, 남북의 수많은 젊은이를 죽음으로 내몰고 전국토를 폐허로 만들기도 했다. 그러고도 서해해전, 천안함 폭침과 같은 부끄러운 작태도 연출하고 있다.

그렇게 서로 동족을 적대시하여, 크게 얻는 것도 없으면서 추태를 피워왔다. 그간 대한황실에서는 남북의 진심된 대화와 협력을 요망해 왔다. 그리고는 나라님을 모신 ‘1국 2체제 임금님 통일’을 이룰 것을 촉구해 왔다.

그러면서 꾸준히 대화를 나누고 협조하며 평화롭게 살다가, 먼 훗날에 자연스레 하나의 나라가 되는 통일을 최촉해 왔다. 그런데 금번에 북한에서는 나름대로 큰 실수를 했다. 느닷없이 별안간 북한 표준시를 만든다면서, 30분 시차를 가진 표준시를 전격적으로 만들어 선포해 버렸다.

도대체 북한 표준시로서 얻을 것이 무엇이 있는가? 국제고립을 자초한 것이 아닌가? 설혹 얻을 것이 있다고 할지라도, 오히려 잃을 것이 더 많다고 생각된다. 특히 남북한의 이질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만들고 말았다.

나름대로 큰 실수를 한 것이다. 상호간에 기존의 이질화되어 있는 것들도, 열심히 동질화시키도록 노력해야 할 일인데 이 무슨 추태인가? 요즘 남북은 국호부터가 다르다. 남측은 ‘한국’이고 북측은 ‘조선’이다. 흡사 다른 나라로 착각할 수도 있는 기막힌 지경이다.

오히려 머리를 맞대고, 우선적으로 국호를 고쳐야 하겠다. 요즘 남북의 국어사전, 태권도, 역사 편찬 등에 관한 동질화 연구가 계속 되고 있는데, 느닷없이 불거진 북한 표준시는 결코 칭찬 받을 일이 아니다.

남북이 합의해서 해도 전혀 당장 급할 것이 없는 불요불급한 일인데, 즉시 남북회담을 거쳐 다시 논의하며 ‘남북 단일 표준시’로 만들어야 한다. 그것은 남측이 양보할 수도 있고, 북측이 양보할 수도 있다. 어떻든 같게 만들어야 한다.

즉시 하나의 통일 표준시로 고쳐야 한다. 이런 작은 일도 해결하지 못한다면 언제 통일이 될 것인가? 자라나는 새로운 세대들에게 창피한 생각도 없는가? 너무 부끄러운 일이다. 코흘리개 애들도 하지 않을 낯 뜨거운 일이 벌어졌다.

통일! 통일! 말로만 허황되게 외치지 말고, 진심된 통일을 위해 부단히 노력을 기울여야 할 일이다. 흔쾌히 양보도 하고, 사과도 해야 한다. 많은 것을 공동의 이익에 도움이 되게, 통 크게 합의해야 할 일이다.

융희 109년(2015년) 9월 15일

황실문화재단 총재(광무황제 친손자), 대한황실 큰 어른(대한황손) 이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