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의회에 큰 박수를 보낸다.

전주시의회가 전국 지자체 중에서 최초로 멋있는 쾌거를 단행하여 전국적으로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지방의회는 이런 일을 하는 곳이란 모범을 보인 우수 사례이다.

요즘 국회의원을 제대로 된 정치인으로 보는 국민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밑빠진 독 같이 부패한 여당에다, 무조건 반대투쟁만 하면서 심지어는 자신들이 만든 정책까지도 휴지조각으로 짓밟는 황당한 야당을 보며, 국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고 보아도 될 정도이다. 도대체 믿을 정치세력이 없고, 누구를 위한 국회인지 알 수가 없는 듯하다.

그런데도 여러 지방의회에서 오도된 국회의원 흉내를 내는 치졸한 모습에 많은 국민들이 식상해 있었다. 주민자치는 없고 정략만이 난무하는 곳도 적지 않다. 그렇지만 전주시의회에서 보여준 상쾌한 소식은 전국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면서, 의회주의 개선의 신호탄 같이 주목을 받고 있다.

금번 전주시에서 대형마트와 기업형 수퍼마켓(SSM)의 강제 휴업일을 정하는 조례안을 통과시킨 것은 너무나 잘한 일이다. 원래 대형마트와 기업형 수퍼마켓은 전통적으로 서민들의 경제권역이었다. 예부터 재래시장은 서민들의 삶을 대변하는 곳이었다. 그런데 거대자본이 서민경제권을 압살하고 강점하는 전형적인 사례가 된 것이다. 무조건 돈만 벌면 된다는 것과 같으니, 대형자본은 결코 이런 행태로 칭찬받기는 곤란하다.

전주시는 아주 독특한 성향을 가진 도시이다. 전주시는 호남지역 전통문화를 대변하는 곳이고, 대한황실이 태어난 발상지로서 역사성이 매우 큰 특성을 갖고 있다.

약 10년전 까지만 해도 전주시는 잠자는 도시에 가까웠다. 하지만 침체된 도시의 전형을 보여주던 도시가 대한황실 발상지로 부각되며, 경주, 부여에 맞먹는 역사관광지로 떠오르면서 생생히 생동하고 있다.

전주시는 일제강점기에 적지 않게 피해를 입은 도시이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가장 피해를 덜 입은 도시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일제침략 당국은 전주시가 대한황실의 발상지이기 때문에, 발전을 시키지도 않았지만 결코 파괴를 쉽게 할 수도 없었다. 그들의 전주시에 대한 정책은 낙후 방치정책이었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옛 모습을 나름대로 그대로 둔 골동품 도시로 이끌어 갔다.

그렇지만 전주와 나주를 합해서 전라도가 된 주요도시인 나주는, 나철 등을 중심으로 한 애국 독립운동가를 탄압하는 일환으로 거의 소멸시켜 버렸다. 그리하여 광주에 흡수되어 없어진 도시같이 되었고, 전남지역의 최고 역사성을 띤 나주시가 사라진 것과 다름없게 되었다. 나주는 일제침략의 피해를 입은 대표적 도시의 하나이다.

이렇듯 전국의 곳곳에서는 예컨대 부산, 신의주, 대전, 영주 등의 신도시를 만들어 주변 전통도시를 흡수시키며 압살했다. 온 나라가 황폐화되고 기형화되었으니, 서울의 황실유적인 궁궐을 포함하여 전국의 성곽, 관아, 사찰, 역사유적을 수없이 파괴 유린한 일제당국이었다. 하지만 전주시는 상대적으로 옛 역사유적이 적지 아니 그대로 남았다. 전통적인 한옥을 비롯해 여러 생활문화도 그대로 남았다. 전주시에는 대도시로서는 드물게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다양한 가게 점포도 살아있다. 생각을 가다듬고 보면, 도시 전체가 흡사 서울의 인사동을 보는 듯하다.

그런데 대형마트와 기업형 수퍼마켓에 의해서, 그 소중한 생활역사 문화가 압살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전주시는 도시 전체가 살아있는 전통 문화유산이다. 생각하면 역사유적이 많은 서울, 경주, 부여는 사실상 너무나 많이 피해를 입고 옛 원형을 크게 잃었으나, 전주시는 다양한 전통문화의 원형을 거의 그대로 순수하게 간직하고 있다.

금번에 전주시의회가 상쾌한 결단을 내린 것은 전주시가 가진 역사문화적 특성에서 비롯되었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왕 결단을 내리려면 전주시에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전통을 살리는 결단까지 내리면 어떨까 생각된다. 왜냐하면 전주시에 남은 전통 생활문화는 거의 유네스코에 등재할 수준의 고유한 원형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전주시의회만이 아니라 전주시민 그리고 전라북도민 전체가 총단결하여 수호해야할 중요한 역사문화이다.

이 기회에 전주시에서는 전주시의 전통적인 골목 상권과 재래시장을 인사동이나 북촌과 같이 적극적으로 보존하고 지원하여, 전국에서 특화된 대표적 관광지로 만드는 것이 좋을 것이다. 현재 한국 땅에는 예부터의 전통을 순수하게 간직한 도시가 사라져서 없다고 볼 정도이다. 거의 모두 전통과 뿌리를 상실한, 국적없는 도시가 되었다.

그렇기에 우리민족의 옛 전통이 그대로 살아있는 뼈대있는 도시와 재래시장이 꼭 그대로 살아 있어야 한다는 사명감 까지도 요망된다. 그리고 보다 더 적극적으로 생각한다면, 전주시 도시 전체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만드는 위업을 달성하면 더욱 좋을 것이다. 전주시는 그럴 여건과 가치가 확실히 갖춰진 매우 역사성 높은 문화도시이다.

     「우리민족의 자랑스런 보물도시를 제대로 가꾸는 것은, 
               이 시대를 사는 후손들의 주요 과제이다. 
                 전주시의회에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