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천칼럼20

각시탈 선전포고

드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널리 화제를 뿌린 각시탈 드라마가 28회로 끝났다. ‘항일드라마’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킬 만큼 신선한 감동을 선사한 각시탈은, 매 시간 드라마가 갖출 호조건을 모두 충족시키면서 싱싱한 재미를 선사했다.

박진감 넘치는 상황전개에다 예측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 줄거리는, 실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즐거움을 주었다. 특히 마지막 장면은 너무나 멋있었다. 못된 침략자를 물리치려고 우리민족 전체가 항일독립군이 되어, 총궐기하는 것을 뜻하는 감동적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반성을 전혀 모르면서 뻔뻔하기 짝이 없는 일본에 대한, 현대판 선전포고와도 같은 통쾌하기 짝이 없는 시원한 결말이다.

파렴치한 국제범죄 국가에서 전혀 변동이 없는 침략전범국이 일본이다. 일본만 생각해도 분노가 솟고 속이 뒤집히는 사람이 어찌 한명 두명 뿐이겠는가? 그 무뢰배 철면피 국가를 응징하기 위해 온 겨레가 각시탈을 쓰고 태극기를 들고서, 총을 들고 돌진하며 왜적을 일망타진 소탕하는 통쾌한 승리의 결말은 정말로 압권이다. 시청자들에게 두고두고 잊히지 않을 감동과 감격을 유감없이 선사해 주었다.

또한 이웃나라를 1천년에 걸쳐 끊임없이 침탈한데다, 기억도 생생한 100년전의 잔혹한 침략으로 생지옥이 되었던 후유증을 지금까지도 혹독히 앓고 있는 피해국가 한국을, 현대시대에도 뻔뻔하게 모독, 조롱, 겁박하는 무법국가 일본에게 준엄한 경고를 내린 것이었다.

그것은 앞으로 일본의 오만방자한 파렴치 행패가 계속되면, 잔악했던 지옥살이로 뼈 속 깊이 원한이 맺힌 8천만 민족이 총궐기할 것임을 분명히 선언한 것이었다. 일본은 요즘 제2차 세계대전에서 핵폭탄 2개를 맞은 것을 두고, 미국에다 적반하장의 역선전 욕을 꾸준히 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무서운 핵폭탄은, 8천만 각시탈이 들불같이 폭발해 일어나는 총궐기임을 확실하게 가르쳐 준 것이다. 오늘날 우리민족 모두는 누구나 각시탈을 쓰고, 마음속으로는 분노를 삭이며 산다는 것을 일본에 알려 준 것이다.

KBS는 각시탈을 통해서 KBS의 존재가치를 분명하게 증명하였다. 저질 부패 언론매체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시청자들을 향해 품위 있고 의연하게 수준 높은 감동을 준 제작진의 열정, 식견, 용기를 크게 칭찬한다.

특히 드라마 전체가 항일전쟁 시대를 매우 ‘정확하게’ 고발하고 있음을 높게 평가한다. 픽션이면서도 틀린 내용이 없다. 제작진들이 아주 심도 있게 공부를 하고, 풍부하게 항일전쟁 자료를 검토하고 섭렵한 작품이라 하겠다. 요즘 일부 작가들은 너무 경솔, 경박하게 작품을 만들고 있다. 요행수를 바라며 잔꾀를 쓰는 잔머리 굴린 작품도 있어서 쓴웃음을 짓게 만든다. 하지만 본 작품은 ‘공부하면서 만든 작품’으로, 풍부한 고증과 함께 균형감을 갖춘 수준급 명작품 이다.

경술국치 102주년을 맞은 요즈음의 신세대들은 100여년 전의 아픔이 혹시 잊힐 수도 있겠는데, 각시탈 드라마는 매우 시의적절한 적시타 홈런을 친 것이다. 더구나 일본이 100년전 왜구로 되돌아가, 악마의 감춰진 가면이 원색적으로 벗겨지는 때에 강력한 경고를 보낸 결정타가 확실하다.

다만 방송매체의 특성상 방영이 끝나면 그 작품이 공중파를 타고 허공으로 사라지는 아쉬움이 크다. 이렇게 크게 칭찬받을 뛰어난 작품은, KBS에서 적절한 기회에 틀림없이 두 번 세 번 재방송되었으면 한다. 아직 시청하지 못한 많은 국민들이 꼭 보아야 하겠다.

그리고 이 작품은, 해외동포들도 모두 보게 해야 하겠다. 가능하다면 이북 동포들도 꼭 보았으면 한다. 혼자만 보기 아깝고, 한 번만 보기에는 너무 아쉬운 최우수 명작이 아닌가? 마지막 회가 끝난 뒤에 남은 뜨거운 감격, 강렬한 감동을 어찌 쉽게 잊을 수가 있을까?

          「KBS가 자랑스럽다! 제작진의 노고와 열정에 큰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