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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안천칼럼37 "최고의 제2인자, 김황식 국무총리"
작성자   관리자 첨부파일  
작성일  2013-04-06 11:20:43 조회수  1168

 

최고의 제2인자, 김황식 국무총리

 

국가 최고 지도자에 대한 연구는 많아도, 제2인자에 대한 글은 별로 많지 않다. 권력은 양분될 수 없는 것이기에, 권력은 결코 제2인자를 쉽게 만들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2인자의 위상은 최고 권력자에게 없을 수가 없으니까, 제2인자는 꼭 존재하지만 쉽게 제2인자를 키워주지 않는다. 그래서 제2인자에 대한 글은 별로 없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에 있어서도 역대 국무총리는 그간 항상 존재해 왔지만, 뚜렷하게 발자취를 남기지 못하였다.

회고하건대 역대 국무총리에 있어서 가장 힘 있던 국무총리는 김종필을 거론할 수 있다. 그는 당대를 주름잡았던 세칭 3김씨 가운데 하나였고, 3김씨 중에서 김영삼, 김대중은 대통령이 되었지만 대통령을 역임하지 못한 유일한 인물이다. 김종필은 박정희 시대와 김대중 시대에 걸쳐 두 번이나, 힘 있는 국무총리를 역임 했으면서도 대통령은 되지 못했다. 하지만 대통령에 맞먹는 정치적 힘을 갖고 있던 인물이다. 다만 3김씨란 극도로 지역이기주의를 부추기며 정권투쟁을 한 결과로 나타난 역기능 현상인 만큼, 충청도 출신의 태생적 한계로 인해 국무총리로 끝난 것이다.

김대중은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 온갖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한 인물로서, 호남지역을 그의 최고의 지역주의 아성으로 만들었다. 그럼에도 결코 대통령이 되지 못하자, 김종필과 연대하는 최종적 대국민선언 결정을 내린다. 그렇게 하여 내각제 개헌을 국민들에게 공개적으로 약속하고, 김종필 지원 하에야 대통령이 되었다. 그러니까 내각제 개헌은 현대정치사에서 최고의 약속이었고, 최고의 부도수표였다. 하지만 그렇게 김종필과 공동정권을 수립하듯 탄생한 대통령이었기에, 김종필을 최고의 힘 있는 국무총리가 되게 해 줄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김종필은 결코 제2인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김종필은 현대정치사의 풍운아로 박정희의 1등공신 이었을 뿐만 아니라, 김대중 등극의 제일 최고 공로자였지만 그것이 운명이었다.

통상 국제사회에 있어서 가장 뛰어났던 제2인자는 중국의 주은래를 꼽는다. 주은래는 기나긴 시간에 걸쳐서 제2인자였고, 가장 힘 있는 제2인자였다. 사실상 평생을 제2인자로 살았는데, 그것은 제1인자로서의 평생만큼 어려운 일이다. 주은래는 권력의 생리를 정확하게 아는 동물적 감각이 뛰어났다. 모든 능력을 갖춘 뛰어난 제2인자로서, 확실히 성공한 제2인자였다. 사실상 모택동의 성공은 주은래라는 탁월한 조연자가 있었기에 가능했고, 그의 경쟁자였던 장개석은 주은래 같은 사람이 없어 패퇴하며 타이완으로 밀려났다고도 생각된다. 주은래는 조연급 이상 가는 실질적인 주연배우였다.

현대 한국정치사에 있어서 가장 유능하고 성공한 국무총리를 말할 때에, 주은래를 비교해서 말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한국에는 주은래와 같은 인물이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제는 김황식을 거론해도 되겠다. 김황식은 결코 한국정치사의 주은래라고 말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멋있는 조연자 였다.

하지만 김황식은 주은래와 비견되는 것이 옳지 않다. 현대 세계정치사에서 유례를 발견하기 어렵게 무서운 공포정치 시대인, 중국공산당 철벽독재 체제의 제2인자와 김황식을 수평 비교할 수는 없다. 오히려 억지로 비교한다면 김종필이 더 주은래에 가까울 수도 있지만, 김종필은 제1인자가 되려고 도모하다 좌절한 사람이니 꼭 주은래와 비교하기도 어렵다. 김황식은 가장 확실하게 민주체제를 갖춘 자유 대한민국에서의 제2인자이기에 주은래와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오히려 김황식이 주은래 보다 더 뛰어나다고 볼 수도 있다.

생각하면 김황식은 이명박 대통령 시대에 있어서, 아무리 찾아도 적절한 국무총리 후보자가 없을 막다른 골목에서 궁여지책의 차선으로 선택된 인물이다. 너무나 국무총리 후보자를 찾기 어려운 때에, 최초의 ‘전라남도 출신의 총리’라는 어불성설 명분으로 선택이 되었다. 그는 당시 감사원장에 재직하고 있었기에 나름대로 검증된 인물이었고, 대법관을 역임한 만큼 능력이 있다고 보았지만 의외의 선택을 받고 제2인자가 되었다.

국무총리는 우리 몸의 맹장과 같은 존재이다. 꼭 필요한 데, 없어져도 큰 지장이 없는 맹장과 같은 위상을 갖는다. 그러나 현대 의학에서 맹장의 중요성이 새로이 인식되듯이, 국무총리도 유능한 인물을 만나면 더욱 빛이 나는 것이다.

미국의 정치체제에서 국무장관은 가장 힘 있는 실세이다. 하지만 서열상으로는 대통령, 부통령을 보좌하는 자리이다. 그런데 닉슨 대통령이 탄핵을 받는 사상 초유의 위급한 정국에서, 헨리 키신저라는 걸출한 국무장관이 탄생한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사실상 떼어내 버려도 좋다는 맹장 보다 더 한심한 상태에서 핀치 히터 국무총리로 어설프게 기용되었으나, 너무도 상쾌하게 성공한 국무총리가 되었으며 흡사 키신저와 같은 영광을 창출하였다.

그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이명박 대통령 시대가 너무나 존재감이 없는 정치력 부재상태에 좌초해 있었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있으되, 대통령이 없는 듯 정치실종 시대였었다. 왜 그랬을까? 그것은 졸지에 한강의 빚더미 국가가 만들어진 나라를 이어 받은 속에서, 온 나라가 표류하는 정치현실을 이명박 대통령으로서는 수습에한계가 있었기에 나온 현상이다. 쇠고기 파동 같은 상상 밖의 자충수 국난 이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피폭이 이어지며 온 나라는 사실상 표류하는 난파선과 다름없었다. 그럼에도 이명박 시대를 의미 있고 빛이 나게 한 국무총리가 김황식 이었다.

김황식을 최초의 전라남도 출신 운운하는 것은 김황식에 대한 모독이다. 김황식을 주은래에 비견하는 것도 김황식에 대한 모독이다. 김황식은 조선 초의 황희 정승에 맞먹을 만큼 성공한 당당한 제2인자이다.

현대정치사에 있어서 김영삼 시대의 실패는, 너무나 졸지에 추락하여 제2인자를 누구라고 말할 겨를도 없이 참혹하게 붕괴되었다. 김대중 시대에 있어서도 그 후계자 노무현의 자살로 까지 이어지는 참담한 격랑 속에는, 이해찬 총리라는 실패한 조연자가 있었다. 그렇기에 왜 한강의 기적이 급속히 한강의 빚더미로 바뀌었는가는 꼭 점검되어야 하겠는데, 그것은 유능한 총리 제2인자의 존재여부를 말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렇기에 김황식 국무총리와 같은 인물은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성공한 나라가 되려면, 성공한 제2인자는 꼭 필요하다. 최고지도자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조연급도 대단히 중요함을 김황식이 증명하였다.

김황식은 한강의 빚더미를 쌓아 놓고 분노하는 국민들에게 푸근한 위안이 되는 존재였다. 더구나 천안함 폭침, 연평도 피폭을 넘어 핵무기까지 개발해 가며, 수시로 전쟁위협을 퍼부어대는 절박한 남북관계를 만들어 놓고서도 온갖 거짓말이 난무하는 위선의 정치판이 만들어져 있었다. 생각하면 이명박은 *엄청난 빚더미, *북한의 전쟁위협, *극도의 국론분열 정치판을 유산으로 받은 지극히 불운한 대통령이었다.

6.25 전쟁 이후의, 최악의 국난이 만들어진 바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필수적이다. 이 난국을 만들어 놓고서도, 오히려 이명박이 원천적 죄인인 듯 몰아치며 책임지는 자도 없다. 김황식은 그 최악의 먹구름 정치판을 뚫고 혜성같이 나타났다. 그 암울한 난국에 떠오른 상쾌한 무지개를 보듯, 그가 보여주는 성실한 공직자로서의 진한 진정성에서 온 나라가 감동한 것이다. 저런 정치인도 있구나! 저런 순수한 사람도 있구나! 한강의 빚더미 난국 속에서도 끊임없이 거짓말만 하는 나라에도 희망이 있구나! 그렇다. 김황식의 성공은 꾸밈없는 진솔함에 있었다.

역사는 정사보다 야사가 더 재미있다. 김황식 총리의 잊을 수 없는 일화! 2011년 11월 23일에 있었던 연평도 피폭 전사자 1주기 추모식장에는 초겨울의 차가운 비가 억수 같이 내렸다. 싸늘한 장대비가 내리는 속에서 경호팀장이 건네는 우산을 마다하고, 김총리는 무려 40분간이나 혼자서만 유일하게 고스란히 비를 흠뻑 맞았다.(동아일보,2013.3.30)

일각에서는 천안함 폭침이 조작되었다는 사실상의 매국노 발언까지 난무하고, 입으로만 나라를 사랑한다는 위선자들이 적지 않은 나라! 제3차 세계대전에 맞먹을 6.25전쟁 비극을 벌써 망각하고 연평도 피폭이 가슴에 닿지 않는 나라! 그 와중에도 저런 진실이 살아 있구나! 말이 필요 없는 감동! 감동! 감동이었다. 국가안보 앞에서는 누구나 한 마음 한 뜻 이어야 하는데, 거기에서도 국론분열이 심각한 참상 속에 핀 한 떨기 꽃을 보는 감동이었다.

우리 국민들은 그간 너무나 거짓말에 지쳐있었다. 너무나 가식과 꾸밈에 분노하고 있었다. 천안함, 연평도 참사도 외면하고 국가안위 마저 저버린 일각의 새빨간 위선에 몸서리치고 있었다. 김황식의 감동은 진심에 목마른 국민에게 내린 가뭄 속 단비와 같은 것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우산을 쓰고 있는 속에서, 유일하게 홀로 비를 맞는 김총리는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애국자였다. 누구를 위해서 천안함 해군용사와 연평도 해병용사가 죽었는가? 너무도 해괴한 행태를 보이는 일각의 사람들의 위선을 준엄하게 꾸짖는, 그 성실성, 진실성, 정직성에 숙연해지는 모습이었다.

명 총리! 최고의 제2인자의 탄생은 사소한 일에서부터 씨가 뿌려지고 자라서 열매가 맺어지는 자연의 섭리 그대로였다. 흐트러진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지름길을 몸소 보여주는 엄숙한 장면이었다. 특히 김황식의 성공은 이명박 대통령의 존재감이 상실된 상태에서, 국민통합의 새로운 구심체가 되었다는 점이다. 흡사 허수아비 대통령을 지킨 확고한 국무총리로서의 무게감이었다.

일제침략으로 민족 구심점인 임금님이 사라진 상태에서, 대통령이 무력하면 사실상 국가공백 상태가 된다. 김황식은 그 상태에서 제2인자의 쓸모 있는 존재가치를 여실히 증명하며, 너무도 멋지게 제2인자로서 활약을 했다. 김황식은 국무총리가 대통령을 보완하면서, 아주 중요한 정치적 기능이 있음을 증명한 특별사례이다. 김황식은 한국현대정치사의 주요 연구과제가 분명하다.

 

「현대정치사 연구는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최고지도자만이 아니라, 제2인자를 비롯한 여러 조연자의 심도 있는 연구도 절실하다.」


* 원문출처 : /king/default/bbs/view.php?&bbs_id=board30&doc_num=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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