寺洞宮...
 寺洞(절동네)은 절을 지어야 하는 동네라는 뜻입니다.
 사동궁의 건축 형식은 사진에서 보여주듯이 구라파(유럽식)의 스타일로 아마도 프랑스 건축인들이 조선황실에서 일할 때 지은 것인가 봅니다.
운형궁 옆 건물(덕성女大도 똑같은 건축형) 같은 건축양식입니다.
 꼭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애틀란타 시의 테라스 별장집 같은 느낌으로 입구 양관부터 2,3층까지 넓은 층계를 타고 위로 올라가 사무실, 집무실이 있었습니다.

그 양관 앞에서 나와 같이 찍은 1979년 10.26 사태 전까지 청와대 옆 칠궁에서 사셨던 5째(아버님 義王의 5째 아드님) 李守吉(이수길) 형님의 결혼식 사진을 미국에서 분실한 것은 너무 안타까운 일입니다.

 5째 이수길 형님은 일제시대 때 조선황실의 왕자로서 일본에 유학하여 일본 와세다 대학을 다니시면서 친해진 혼혈 여자를 만나 결혼하셔서(5째 형수님은 너무나 이쁘셨다.) 4형제를 보시고 일찍 돌아가시고 그 아이들(나에겐 조카)도 2名만 아직 살아있습니다.

 사동궁의 기억들 중 하나가 대문 앞의 일본순경이 경례를 하고 맞아주던 일입니다.
 이런 일도 있었지.
 한번은 미국의 흰 줄무늬 해군복을 입은 군인이 우리 사동궁을 구경 들어와 맛있는 달걀, 빵 보따리를 풀어 상궁들과 나를 신기하고 즐겁게 해주었던 것인데 Hi! Royal prince. Young prince! How are you? We are American Navy. 라고 인사하던 것도 기억이 나는군요.

 사동궁 시절을 지나 아버님 의왕(義王)의 별장인 종로구 성북동 [성락원](지금도 存在함)에서 뻐찌도 따먹고,
 방석우물에서 물장난을 치기도 하고
폭포같이 떨어지던 정릉골 골짜기의 물...
뒤곁의 "무속인들 집"에 살던 예쁜 무속인 여자들이 아직도 추억으로 떠오르고
 매미 잡으러 올라간 나무에서 미끄러져 10센티미터의 큰 상처를 입은 것도 아직 내 몸에 남아있어 기억이 납니다.

어린 나이에,
저녁 마다 나라 빼앗기신 아버님의 큰 울음소리와 말리는 어머님의 눈물 섞인 소리와
 아버님이 가끔 내시던 권총소리는 정말 무서웠습니다.
가련하신 아버님의 자태가 지금도 또렷이 기억이 됩니다.
성북동 성락원 별장도, 안국동에 있는 사동궁도
 해방된 1945년 이후 모두 어디로 사라져 버리고 6.25가 터지자 안국동의 별궁(현 풍문여고) 뒤에서 많은 식구들의 피난민 같은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